한국 기업이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경영 패러다임의 혁신을 맞이해,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주주 권리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상법 전문가들은 특히 '더 센 상법'의 통과에 대비해 선제적인 거버넌스 밸류업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방송(MTN)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2025 상법개정과 거버넌스 밸류업'을 주제로 '제6회 ESG 경제포럼'을 열었다.
유승호 머니투데이방송 대표는 개회사에서 "대한민국 경제의 근간이 기업 경쟁력에 있다고 볼 때 상법 개정은 두고두고 우리 경제에 중대한 의미를 가질 것으로 생각된다"며 "기업의 의사 결정 방식, 이사회 운영, 주주와의 관계 등 기업 경영의 모든 측면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 대표는 "소액주주, 일반 주주에 대한 권리를 강화해 달라는 경제 민주화의 요구가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도) 스피드와 결단력으로 승부하던 창업 1세대의 철인 경영 대신 견제와 합리적 절차를 중시하는 투명 경영을 요구받고 있다"며 기업들의 신속한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포럼은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기조강연으로 문을 열었다. 이 의원은 '상법개정에 따른 기업 거버넌스 변화의 방향'을 주제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확대 ▲독립이사 비율 확대 ▲감사위원 선임시 3%룰 적용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1차 상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설명했다.
또 그는 오는 25일 본회의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2차 상법 개정안'에 담긴 ▲자산규모 2조원 이사 대규모 상장사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정문 의원은 "최근 코스피가 상승하는 측면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여러 기업여건이라든지 능력에 비해서는 아직도 (주가가) 저평가된 부분이 있어, 이를 해소하는 방안으로서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게 됐다"며 "법 개정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코스피 5000 시대'를 열겠다"고 입법 취지를 밝혔다.
이어 안상현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가 특별강연자로 나서 상장회사가 변화한 상법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구성과 의사결정 과정에 대대적인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합산 3% 룰을 사외이사인 감사위원까지 확대하는 개정 방향이 지배주주에 우호적이었던 이사회 구성을 완전히 뒤바꿀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상현 변호사는 "상법 개정으로 합산 3% 룰이 확대 적용됐고, 근본적인 변화를 직면하게 됐다"며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소극적, 다소 형식적인 방식의 이사회로는 법률 리스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변화를 마주해 안 변호사는 상장회사가 법률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는 의사결정의 실체적, 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히 회사 이익에 부합하는지 만을 고려했던 과거 절차와 달리, 개정된 상법 환경에서는 ▲사전 법률검토 ▲경제적 손익분석 ▲독립적 심사 ▲주주의견수렴 및 소통 강화 등을 거쳐 총주주 이익에 부합하는 지를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지금이 한국적인 기업 거버넌스에 대한 모색이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하며, '상법개정을 통한 기업의 밸류업'을 주제로 선진화된 자본시장 구축을 위한 기업의 역할에 대해 소개했다.
류 대표는 기업 거버넌스가 우리나라 문화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소유구조 ▲자본시장 성숙 ▲정책·제도 ▲사법시스템 등 기초가 되는 네 가지 축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너일가 위주의 소유구조에서 탈피하고, 시장 참여자들은 단기적인 투자에서 벗어나며, 자본시장 내 반칙 행위를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이 정립된다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류 대표는 "ESG 투자는 돈도 추구하면서 사회적 가치도 같이 추구하는 이른바 두 마리 토끼를 잡자는 것"이라며 "일반적으로 돈과 사회적 가치를 서로 상충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그건 단기적인 접근이고, 길게 놓고 보면 그 두 가치는 상호 상승 효과를 입히는 개념"이라고 말했다.